피키제이
저는 20년 동안 현대화 작업을 이어오며, 전통적인 회화 감각을 현재의 시선으로 다시 읽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익숙한 풍경, 반복되는 형상, 사소해 보이는 일상의 장면 속에서 감정과 기억의 흔적을 포착하고, 이를 화면 위에 새로운 질서로 재구성하는 데 집중해왔습니다. 저의 작업은 단순히 대상을 재현하는 데서 멈추지 않습니다. 색의 겹, 선의 흐름, 화면의 여백과 질감은 각각 하나의 언어처럼 기능하며, 그 안에서 시간의 흐름과 개인의 경험, 그리고 오늘의 감각이 함께 드러나도록 구성합니다. 특히 전통 회화가 지닌 절제된 미감과 현대적 표현 방식 사이의 긴장과 균형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시선으로 바라본 풍경과 감정의 층위를 선보이고자 합니다. 관람자가 작품 앞에서 자신의 기억과 감각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도록, 익숙하지만 낯설고, 정적이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화면을 만들고자 했습니다.